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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2010년 올해 영국한인 설풍경

작성자	영국이민센터

작성일	2010-03-05

글정보	Hit : 5178, Date : 2010-03-05

올해 영국한인 설풍경

영국 2월의 어느 겨울날, 스산하고 비내리는 여느때와 다름없는 일요일이지만 음력1월1일 설날이었다. 골목골목 한복을 차려입은 가족도, 고운 보자기에 싸인 선물꾸러미도, 꽉 막힌 고속도로의 모습도 찾아 볼 수 없지만 말이다.

너서리에 다니고 있는 어린아들은 Chinese new year’s day가 다가왔다면서 학교에서 만든 종이 용을 나에게 내보이지만 그저 다양한 문화권의 아이들이 많은 영국의 학교에서 간단한 이벤트에 지나지 않은 것 같았다.

영국에서 살고있는 한국교민들은 우리 고유의 명절 설날을 어떻게 보내고있을까? 리포터는 런던의 해머스미스에 위치한 킹스크로스 교회 설날 풍경을 스케치 하였다. 이 곳은 매년 설날마다 주일 예배후 설날행사를 가진다고 한다. 비교적 큰 규모의 이 교회에서는 이민1세대부터 그들의 자녀, 직장과 사업, 학업 등으로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비교적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형태로 영국에 거주하는 교민들을 만날수 있었다.

교회 한쪽 구석에 길게 놓인 테이블에 설날을 맞아 정성스레 준비한 명절음식이 놓여있다. 불고기에 잡채, 오징어무침, 부침개, 떡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많지는 않지만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교인가족도 눈에 뛴다. 지나가는 외국인들도 투명한 교회의 문사이로 비추는 모습에 잠시 걸음을 멈추기도 한다. 교회당 밖은 그저 평범한 2월의 하루이지만 교회당 안은 한국설날의 모습으로 가득차 있다.

예배가 끝난후 교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차려두었던 음식을 나눈다. 명절 분위기 때문일까 풍성한 음식 때문일까 사람의 얼굴에는 여유로운 미소가 넘친다. 아무래도 풍성한 음식의 영향이 아닐까? 이 교회 설날 행사의 백미는 2부 전통놀이 시간이라고 한다. 게임을 시작하기전에 영아부, 유초등부 아이들이 교회 어른들게 세배를 드린단다. 30~40명은 족히 넘어 보이는 아이들에게 모두 세뱃돈을 줄수는 없지만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서투르게 연습한 세배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가득하다.

첫번째

순서는 팔씨름이다. 진행은 토너먼트 형식. 긴장감이 감돈다. 연세가 지긋하신 어른신들도 청년들도 여성들도 너무나 열심이다. 괄목할만한 점은 어린아이들을 키우는 젊은 엄마들의 대활약이다. 다른 가족의 도움없이 둘셋의 아이들을 혼자서 키워내고 있는 엄마들의 팔뚝힘을 당해 낼만한 사람이 결코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여자 우승은 결국 귀여운 딸아이를 주로 안아키우신다는 고운 연분홍 한복을 차려입으신 한 집사님이 차지 하셨다. 남자부는 한 덩치좋은 청년이 무적의 행진을 하다가 한때 핸드볼 선수를 하셨다던 어르신에게 쌀 한 포대를 양보하고 말았다. 다음은 제기차기, 화살 통속에 넣기 및 한판 댄스까지 하고 .. 이렇게 이 교회의 설날행사가 끝났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이국땅에서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 전쟁인 것만 같은 생활이지만, 이날 교회 안의 사람들의 모습은 풍성한 음식과 함께 사랑과 정을 나누는 우리 고유의 설날 모습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팔씨름에서 지고 들어오시는 어머니의 어깨를 안아주는 아들의 모습, 남편의 화이팅을 위해서 대중앞에서 키스를 아끼지 않은 부인의 모습, 자신의 새로운 힘을 발견했다며 수줍게 웃는 아이엄마의 모습 속에서 어찌보면 완벽한 전통적인 한 설날의 모습은 아니지만 이국땅에서 그나마 행복한 한 설날의 모습은 볼 수 있었다.

<한인뉴스 엄윤복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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